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 돌베개 / 2011(초판), 2017(개정판)


2011년 초판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후 다시 2017년에 개정판이 출간된 유시민의 ‘국가학개론’.

국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입을 여는 이 책은 ‘힘으로 대내외 치안을 통제한다’에 방점을 둔 국가주의와 ‘국가 내부 거주자의 모든 자유를 보장한다’에 방점을 둔 자유주의 국가관을 먼저 설명한다. 뒤이어 ‘억압받는 자에게 국가 따윈 무의미하다’는 취지의 마르크스주의와 여기서 파생되는 국가에 대한 냉소주의에 대해서도 논한다. <월든>으로 유명한 조지 데이비스 소로의 ‘시민 불복종’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저자는 앞서 논한 여러 이론들을 바탕으로 하여 현대 국가와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점들을 피력한다. 수많은 분쟁과 유혈사태를 거치며 확립된 현대 국가의 의무사항을 현 대한민국 헌법을 읽어내려가며 설파하고, 무턱대고 신념만을 내세우며 무리하고 독선적인 행보를 보이기보다 정치행위의 결과를 중시하는 책임윤리를 견지할 것을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한다. 이때 반면교사로 제시된 사례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이다.

스스로를 ‘진보자유주의자’라 칭하는 저자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정치인과 시민들에게 ‘국가다운 국가 만들기’를 위해 다음을 요구한다. 정치인에게는 법을 제 도구처럼 휘두르지 말고 법이 명시한 권한 한도에서 책임있게 정치활동을 하며 정직하게 시민과 소통할 것을, 시민에게는 자기 자신은 물론 동료 시민에게도 동등한 존엄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시대에 늘 깨어 있으며 기꺼이 타인과 연대하여 행동할 것을 말이다.

by 해피의서재 2022. 12. 31. 21:13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전혜원 / 서해문집 / 2021


노동은 신성시의 대상도 혐오와 기피의 대상도 아니다. 신분 구별의 근거는 더욱 아니다. 노동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생산하거나 필요한 일을 해 주고 그 대가로 생활 자금을 받는 모든 종류의 일을 의미한다. 여기에 그 이상의 의미를 굳이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을 도외시하는 행위다.

로봇과 드론, AI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달하면서 인간의 노동력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일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확보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취업준비자들의 무한경쟁은 더 심해지고 사용자들은 얼마 안 되는 일자리 TO를 인질 삼아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일한 만큼 버는 것,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받는 것 등)를 무시하고 노동자 사용하길 마치 일회용 소모품 쓰듯 한다. 여기에 노동의 형태도 특수고용, 하청, 일회성 계약 등 다각화되어 노동자들이 한 목소리로 제 권리를 주장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뿌리깊은 사농공상 의식에 따른 직업 및 직위 귀천 따지기, 여기에서 기인한 현장직 천대와 소위 ‘사짜’ 직업 및 학벌에 대한 집착도 한국 노동자들의 권익 신장을 시민 스스로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책은 사용자이자 노동자인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플랫폼 일자리,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 소멸, 시험만능주의라는 뒤틀린 공정주의로 대표되는 노동자들 간 계층 분화와 상호 반목,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현행 임금 책정 방식의 문제점 등 한국 노동현장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주요 문제를 상세히 살펴보고 기록한다.

소수의 자본가를 제외하고 우리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모두 남의 사업체에서 일을 하고 임금을 급여받는 노동자들이다.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마냥 남의 일처럼 치부했던 노동 문제에 대하여 이참에 자세히 들여다보는 게 어떨까. 어느 순간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다름아닌 나 자신의 일상, 내가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by 해피의서재 2022. 12. 27. 14:57

불확실성의 시대, 노동자의 삶은 어디로 - https://readinghappy.tistory.com/m/109

불확실성의 시대, 노동자의 삶은 어디로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반 년이 훌쩍 넘었다. 국내 감염자는 누적 기준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백신도 치료제도 전무한 감염병에 전세계의 모든 일상이 결박당했다. 분주하던 공항은 적막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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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노동의 종말과 노동자의 예정된 궁핍에 대해 심란한 심정을 감추지 못해 위와 같은 글을 쓴 일이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최근, 한 공공도서관에서 이런 북큐레이션 컬렉션을 만났다.

아무리 세상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노동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어도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각처에서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의 손길이고 이들의 권리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노동의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또 변화무쌍해지고 있는 만큼 변한 세태에 대응하여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것 역시 어렵고도 중한 일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이들에게 사진 속 책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by 해피의서재 2022. 10. 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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