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가 그토록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

위 링크에 있는 글은 2019년에 썼던 것이다. 나 역시 이 강아지의 SNS 계정을 알고 있었고, 항상 밝고 사랑스러우며 낯가림 없이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을 무척 흐뭇하게 바라보며 좋아했었다. 책을 읽게 된 것도 SNS로 출간 소식을 접한 덕에 가능했다. 자연스럽고도 귀여운 강아지 사진과 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글들을 좋게 평했었다.

강아지는 작년에 희귀병을 얻어 투병생활을 하다 올 5월에 8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진짜 문제는 그 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급기야 TV 방송국이 취재에 나설 정도로 커져 버린 의혹들과 쏟아지는 충격적인 폭로들.
어느 날 문득 SNS 유명세를 타면서 얻게 된 대중의 사랑을 세상의 다른 모든 동물들에게 나눠 주겠다며 기부를 위해 진행했던 굿즈 판매, 그게 결국은 동물을 앞세워 자신의 인정욕과 경제적 사익을 채우려는 한 개인의 이기적 행각에 불과했던 것인가.

저 글을 지워 버려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기록이며 어떤 사건에 대한 하나의 증거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여 그대로 남겨 두기로 했다. 다만 이 글을 해당 포스팅에도 링크하여 경계로 삼고자 한다. 마치 도핑 전력이 있는 운동선수의 이름에 * 표시를 두는 것처럼.

이제 앞으로 누가 기부니 후원이니 하는 것에 기꺼이 나설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선의를 악용한 자들이 얼마나 많았을 것이며 그렇게 상처받고 세상에 대한 선의를 버린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나는 이번에 또 한 번의 거대한 배신을 목격했다. 그리고 이전부터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더 그 어떤 것도 믿을 수도 정을 줄 수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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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월

5월

그리고 6월

달마다 지역 미술가들이 일정 기간 동안 개인 작품을 도서관 로비에 전시한다고 한다. 전시와 연계된 강좌도 병행한다고.


6월에도 역시 미술 강좌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다.


5월에는 그림책 내용을 소재로 제작된 인형과 소품을 원작 책과 함께 전시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도서관의 변신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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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때로는 짐승이 되는 비천함을 감수하면서 야수의 탐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일이다.
- 유시민

오늘날 한국의 정치인들은 과연 이 말대로 스스로 비천해지기를 주저하지 않고 기꺼이 야수의 탐욕과 싸우고 있는가. 그리하여 성인의 고귀함을 추구하고 있는가.

또한 정말 그러한 정치인이 존재한다면, 한국의 유권자들은 그 정치인을 알아보고 함께하며 지켜줄 수 있는 안목과 결기를 갖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다면, 앞으로도 한국의 앞날은 여전히 암흑과도 같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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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다 메고 다니는 운명자루가 있고, 그 속에는 저마다 각기 똑같은 수의 검은 돌과 흰 돌이 들어 있다더구나. 검은 돌은 불운, 흰 돌은 행운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이 돌들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이란다.

그래서 삶은 어떤 때는 예기치 못한 불운에 좌절하여 넘어지고, 또 어떤 때는 크든 작든 행운을 맞이하여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 작은 드라마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아마 너는 네 운명자루에서 검은 돌을 몇 개 먼저 꺼낸 모양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남보다 더 큰 네 몫의 행복이 분명히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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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회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시들해진 취미문화, 컬러링북.
나는 외려 이렇게 일명 ‘철지난’ 취미를 뒤늦게 홀로 조용히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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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1층에는 피아노와 관객석으로 구성된 넓은 홀이 있다.

평소 같으면 주기적으로 피아노 연주회가 열리고 관객석에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풍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2021년 가을, 당시 경기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중이었다.

4층에 있던 악기 연습실은 층 하나가 통째로 출입금지 상태였고 1층의 이 피아노, 그리고 같은 층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흰색 디지털 피아노 역시 그 누구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선언되고 얼마 되지 않아, 이제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지 모를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2021년 12월 현재.

노래를 멈추고 침묵 속에 갇힌 이 피아노들은 언제쯤 제 소리를 낼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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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watch?v=Ei8UnOPJX7w&feature=share

Hello from the outside
멀리 밖에서 불러보는 “안녕”
At least I can say that I've tried to tell you
적어도 이 말은 하려 노력했다 할 수 있어
I'm sorry for breaking your heart
그대의 마음에 상처낸 데 미안하다고
But it don't matter
하지만 상관없겠지
it clearly doesn't tear you apart anymore
그대 더 이상 마음 아플 일 없을 테니
- Adele 앨범 <25> 중, <Hello>의 마지막 부분 가사
.
.
.
그래, 나는 나 자신과 내 주위를 돌아보며 이 노랫말을 되뇌고 있다.

지금의 자리를 떠날 날이, 다른 새 길을 찾을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더 이상 나로 인해 힘든 짐을 떠안는 이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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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의서재 2021. 12. 1. 23:52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컬러링 엽서 채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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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witter  (0) 2020.07.01
by 해피의서재 2021. 7. 23. 11:11

대체로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1) 일을 하는 것보다 사안을 파악하는 것에 훨씬 더 집중하고
2) 사안을 뭉치지 않고 제 때 물어보고 정리하며
3) 진도를 빼야 하는 시점에는 아낌없이 퍼붓되 평소에는 여유만만하다는 것이다.

- 트위터 유저 @b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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