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노동자의 삶은 어디로 - https://readinghappy.tistory.com/m/109

불확실성의 시대, 노동자의 삶은 어디로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반 년이 훌쩍 넘었다. 국내 감염자는 누적 기준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백신도 치료제도 전무한 감염병에 전세계의 모든 일상이 결박당했다. 분주하던 공항은 적막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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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노동의 종말과 노동자의 예정된 궁핍에 대해 심란한 심정을 감추지 못해 위와 같은 글을 쓴 일이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최근, 한 공공도서관에서 이런 북큐레이션 컬렉션을 만났다.

아무리 세상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노동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어도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각처에서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의 손길이고 이들의 권리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노동의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또 변화무쌍해지고 있는 만큼 변한 세태에 대응하여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것 역시 어렵고도 중한 일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이들에게 사진 속 책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by 해피의서재 2022. 10. 7. 20:34
앞으로 20년의 세월이 흐르면 과거 20만 년의 기술 발전보다 더 큰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다. 모든 분야에 로봇이 투입되고 자동화가 이루어져 지금 사람이 하는 일 대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일조차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 된다. 이 시기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일하고, 그들이 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사람들은 국가에 의존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조각나며 사라지는 마지막 일자리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발전을 선도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거나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돈의 비밀>, 46쪽


돈의 비밀 : 경제적 자유를 만드는 돈의 경제학 / 조병학 / 인사이트앤뷰 / 2020


한 경제 유튜브 채널의 연속 강좌를 순차적으로 잘 정리한 강의록을 읽는 느낌으로 편집된 경제-금융 대중서. 실제 저자가 경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비교적 쉽게 읽히는 글쓰기를 구사한 덕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와 ETF(상장지수펀드)의 운용 원리에 대해서도 독자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생각보다 매우 심플하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한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분야를 막론하고 노동의 종말이 가속화하고 있고 세계 금융계의 승자독식 구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니, 미래 산업 사회의 유일한 승자로 남을 것으로 추정되는 첨단 성장기술 내지 전통적인 필수 소비재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미국 ETF에 지금부터라도 장기 분할 투자를 하여 ‘생업 없이도 투자수익만으로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양극화 구조로 대표되는 빈곤 아포칼립스를 앞둔 시점에서 각자 스스로의 힘으로 그 파국을 탈출할 팁을 주는 느낌도 든다. 이 아포칼립스가 야기할 각종 사회 문제와 그에 대한 국가 또는 국제사회의 대처에 대한 고민은 처음부터 이 책의 주제 밖 사안인 만큼 거의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 경제 구조의 변화와 영향에 대한 거시적인 고찰을 추구하는 독자보단 개인적-실용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쟁취할 방도를 찾는 이들에게 더 적합한 책이다.

월급은 월급을 받기로 계약한 날로부터 자기 인생의 거의 절반을 팔아서 바꾼 대가이다. 월급은 그 자체로 우리 인생이다. 직업을 얻기 위해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공부한 이후, 삶의 절반을 회사의 소유주 혹은 경영진에게 내주고 그들로부터 인생을 판 대가로 받는 돈이 월급이다. - 27쪽

은행에 돈을 맡기는 방법은 내 소중한 시간을 팔아 만든 현금을 조각내 버리는 길이다. 이자를 아주 조금 주면서 대단한 이자율인 듯 포장하는 예금과 적금, 미래를 보장해 준다고 하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보험, 적금과 크게 차이가 없으면서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연금은 모두 돈을 받아가는 그들을 위한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결론은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현재의 현금을 어디에 보관, 예치, 투자하든 물가상승률은 물론 일반적인 투자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내는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36쪽

금리가 0%대인 2020년을 기준으로 은행에서 1% 이자를 받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돈을 투자해 돈을 버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더욱 주목받는다. 돈을 투자할 곳은 크게 세 군데이다. 하나는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머무는 공간에 투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계속 사용하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자재로 무언가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 61쪽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 대부분 기업과 개인은 현금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통화 공급량을 급속하게 늘린다. 그러나 정부가 통화를 공급하더라도 대부분 기업과 개인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져서 투자한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조달하려고 한다. 부동산, 원자재, 주식의 가격이 갑자기 하락하는 시기가 이때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것은 현금이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현금은 부동산, 원자재,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무기로 변한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점점 안정화되면 부동산, 원자재, 주식이 제 가치를 찾아가면서 높은 수익을 내게 된다. 현금을 보유한 부자들은 위기에도 이렇게 돈을 번다. - 88쪽

투자는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것을 대신할 충분한 자본을 안전하고 수익 높은 투자처로 이동시키는 일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나의 자본을 ‘내가 일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기업에 투자해 주는 것’이다. 그 대가로 나는 그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배당’받고, 기업의 가치가 성장한 만큼 내 투자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로서는 투자 대상을 선택하기 이전에 수익을 낼 확률이 높고 위험이 가장 낮은 시장을 선택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 시장은 신흥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 104쪽

한 가지 명확하게 머리에 그려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기업의 성장에 기술혁명이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고, 기술혁명이 결합해 성과를 내면 승자독식의 고착화가 이루어진다. 승자독식이 고착화한다는 것은 자본이 승자에게 집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112쪽

대부분 ETF는 편입된 종목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비중이 조정되거나 제외되고, 신규로 새로운 종목을 편입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이와 다르게 편입 종목에 같은 비율로 투자하거나, 섹터별로 같은 비율로 투자하는 ETF도 있다. 이런 투자 방식이 의미하는 것은 편입된 종목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우량기업이라면 이들의 평균 성장률을 계속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 118쪽

이 시기에도 살아남을 직업은 있다. 모두가 일자리를 잃어도 이 세 가지 직업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첫 번째는 정치인들이다. 거의 강도를 높여 가며 20년간 지속한 실업과 디플레이션은 정치인들을 실험대에 세우겠지만, 반대로 더욱 높은 수준의 정치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자본가들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생산과 소비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마지막은 최고의 엔지니어들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으로, 혹은 인공지능에 인간의 창의성을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계속 개발하는 사람들이다. - 189쪽


by 해피의서재 2021. 5. 23. 18:00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권정주 외 / 싱긋 / 2020

날이 갈수록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나갈 틈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태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준비한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비대면,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가속화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비자들의 성향을 각 소주제별로 정리하여 보고하고 있다. 작게는 사업을 열거나 투자하기 좋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크게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나름 요긴하게 참고할 만한 실용서적이다. 다만 이 책의 효용가치는 딱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왜 이런 세태가 형성되고 있고 앞으로의 변화 양상은 어떠할지, 그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렇게 촉발된 변화가 과연 더 나은 것일지 하는 질문과 같은, 한층 더 깊은 인문적 사유의 여지까지 제공하진 않는다. 전적으로 현장의 마케터와 사업자들을 위한 보고서로서의 임무에 충실한 책.



by 해피의서재 2021. 2. 7. 10:25

코로나 사피엔스 / 정관용 외 / 인플루엔셜 / 2020

코로나19는 한순간에 우리 사는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던 여러 전문가들의 소견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기존의 사회 질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생태환경, 경제, 법 체계, 문화, 교육, 무엇 하나 예전과 같을 수 없다. 모든 것이 혼돈 속에 놓인 가운데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떤 형태로 사회 체제를 정비하고 디자인해야 할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격변의 시점을 우리는 살고 있다.

여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명의 석학이 있다. 생태, 경제, 과학, 정치사회, 철학, 심리학 이렇게 여섯 분야의 권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대담이 이 한 권의 책에 모여 엮였다.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해 앞으로 한국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저마다의 시점에서 역설한 이들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이하 책 속 서문(8~10쪽) 일부 인용)

최재천-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무차별 개발 등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 침범을 멈추고 자연과의 공존과 친환경 생활을 추구하는 생태백신과 행동백신이 필요하다.

장하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경제체제의 주객전도 현상을 바로잡고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다.

최재붕-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경제/문화 체제가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이상, 디지털화와 스마트 기기,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홍기빈- 시장근본주의를 극복하고,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민주주의를 구축하며,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역과 욕망에 대한 질서 부여, 도시적 공간 집약화의 해소만이 인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김누리- 위기 대응의 공공인프라를 초토화해 온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을 것이며, 강자의 약자 무한착취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야수 자본주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극복해 내야 한다.

김경일- 기존 사회가 강요하는 무한 욕망과 서로간의 파괴적인 경쟁으로 점철된 세상이 아닌, 각 개인의 뜻대로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by 해피의서재 2020. 10. 13. 19:18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반 년이 훌쩍 넘었다.
국내 감염자는 누적 기준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백신도 치료제도 전무한 감염병에 전세계의 모든 일상이 결박당했다.
분주하던 공항은 적막 속에 잠겼고 활력이 넘치던 번화가와 극장가도 침묵에 갇혔다. 책을 읽으러 갈 곳도, 운동을 할 곳도, 산책을 하며 바람을 쐴 곳도, 커피를 마실 곳도, 심지어 일상의 대부분을 소화하던 장소인 학교와 직장 사무실마저 굳게 봉인되어 버렸다.
월 수입이 줄거나 완전히 끊기고 마침내 더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급한대로 긴급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생활비를 대 주었다. 봄에 배부되었던 긴급지원금의 사용기한이 다 지나도록 감염병의 확산세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백신의 개발과 시판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코로나 시대 이전의 삶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던 사회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제 거의 정설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전례 없는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운명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것은 즉 이제까지 존재했던 산업도 직종도 직업도 다 전혀 새로운 쪽으로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로봇과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노동력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이는 다름아닌 노동으로 삶의 기반을 지탱하는 직업인들이다. 어딘가에 소속된 직장인이건, 일감이 있을 때마다 그에 맞춰 살아가는 소위 프리랜서 노동자건, 유형 혹은 무형의 점포나 기업을 차리고 일하는 자영업자건 모든 ‘일하는 이들’의 앞날 또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 앞으로의 노동 문제에 대해 논한 책들을 두 편 소개하고자 한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국에서 앞날에 대한 막막함을 안고 끝없는 인고의 나날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들이 해답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노동의 미래 / 이철수 외 / 현암사 / 2020
<책소개-교보문고>
“사회안전망과 기본소득부터, 미래노동에 대한 가치 정립, 고령화, 소득불평등, 노동소득분배 및 소득주도성장, 노사관계, 노동 유연화와 비정규직 등 총 일곱 장에 걸쳐 앞으로의 노동과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과 산업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일의 미래에 대해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 미래의 일자리와 기술 2050 / 제롬 글렌 / 비팬북스 / 2020
<책소개-출판사 서평 중>
“정책 입안자, 기업 경영자, 민관 연구원, 교육자, 과학자, 예술가, 근로자, 자영업자, 문화 및 미디어 종사자, 엔지니어는 각자의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할 것이다. 또한 향후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할지 방향성이 모호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 나라 전문가들이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면 명확한 답을 얻어서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앞으로 성큼성큼 나갈 수 있을 것이다.”

by 해피의서재 2020. 9. 9. 18:40

​90년생이 온다 / 임홍택 / 웨일북스 / 2019

​서기 105년에 발명된 종이는 지금까지 2000년 가까이 인류와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서를 막론하고 일부 지식층과 권력층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책을 일반인들에게 감추려 노력해 왔다. 쓰고 읽는 것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독점되는 시대에는 진실이 숨겨지고 거짓된 이야기와 근거 없는 신화가 판을 쳤다. (...) 이후 인쇄술의 발달로 인하여, 인류는 점차 책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

구텐베르크의 발명으로 대중화된
​깊이 읽기의 관행은 점차 사라지고, ​소수의 엘리트만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우리는 역사적인 표준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교수 그룹은 2005년 <Annual Review of Sociology>에서 우리의 독서 습관에 있어 최근의 ​​변화들은 ​‘대중적인 독서의 시대’가 우리 지적 역사에 있어 짧은 ‘예외’였음을 암시한다고 썼다.​ 대중적인 ​독서는 예전의 사회적 기반, 즉 독서 계층이라 부를 수 있는 소수의 것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2017년 국회에서 발표한 <독서와 시민의 품격>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사람의 뇌는 본래 독서에 적합하게 진화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독서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92-96쪽)

종이책 한 권을 통독하는 것보다 모바일 화면으로 짧은 웹문서나 SNS 포스팅, 동영상을 검색해서 빠르게 보는 것이 익숙하다는 90년대생들. 일단 위에 언급한 책에서는 이러한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어제 맞던 정보가 오늘은 틀린 사실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진 현대 세계에서 한 권의 종이책을 진득하게 완독한다는 게 어쩌면 참 쓸데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빠르게 최신 정보를 찾아내고 곳곳에 퍼진 조각난 정보들을 모아 재구성하는 게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하나의 주제에 관한 정보를 유기적으로 정리하고 그 체계와 논리를 완성도 있게 구성한 책을 집중해서 완독하는 경험 또한 충분히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 긴 글을 집중해서 읽고 쓰며 논리의 유기성을 살피고 따져보는 경험이 충분치 않다면 짧게 조각난 정보 한두 가지만 보고 쉽게 경솔한 판단을 내리는 실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불어 대다수의 대중들의 ‘깊이 읽는 능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소수의 엘리트들에 한해 이런 능력이 이어지며 이게 또다른 지식 권력으로 사용되는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그것 역시 미래 사회에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되지 않을까.

​‘문서에 대한 유연하고 빠른 이동에는 익숙해졌지만 문서에 대한 집중력은 약해졌다. 특히 검색엔진은 종종 우리가 찾는 내용과 연관이 있는 문서의 일부분이나 키워드를 보여주며 우리의 관심을 끌지만, 저작물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만한 근거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니 웹에서 검색을 하면 숲을 보지 못한다. 심지어 나무조차도 보지 못한다. 잔가지와 나뭇잎만 볼 뿐이다.’ (89쪽)


by 해피의서재 2019. 3. 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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