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 / 장태민 / 메이트북스 / 2020

벌써 몇 달째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얘기로 금융계가 들썩이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든 경기를 떠받쳐 보겠다고 돈을 최대한 시장에 풀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시대도 이제는 끝을 향해 가는 양상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새 한국은 이미 국가 기준금리를 0.25% 더 올렸다. 앞으로 더 오를 거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금융을 움직이고 나아가 세상의 부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단연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금리라고 이 책은 단언한다. 그래서 제목부터 당당하게 ‘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고 적어 놓았다. 글쎄, 정말 금리가 뭔지 알면 나도 부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인가? 한 번 읽어나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돈과 금리에 대한 여러 개념을 차분히 정리해 주면서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함께 짚어주는 정도의 기능을 가진 책이다. 만약 집중해서 읽을 시간이 없으면 각 챕터의 시작 페이지마다 요약글이 있으니 그걸 읽어도 된다.

책에서 설명하는 돈과 금리의 속성은 다음과 같다.

돈은 그 자체로 가치 교환과 저장 기능을 가지며, 돈을 빌려주고 빌려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조달 수수료이자 대여료가 바로 금리라고 볼 수 있다. 명목상의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 실질금리이며, 이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저축에 유리하고 낮을수록 대출에 유리하다. 그리고 오늘날 전세계가 초저금리 상황을 유지 중인 것은 저축 대신 대출과 소비의 활성화를 유도해 경기 부양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각국의 통화 정책의 산물이나, 이 넘치는 유동성은 화폐 가치의 하락을 초래해 되려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거나 검증도 안 된 가상화폐의 가격 폭등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고, 생필품 물가마저 최소 3% 이상 급속히 오르는 인플레이션에까지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젠 정말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감소가 불가피한 시점에 왔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따르면 저출생과 노령화에 따른 내수시장 정체, 산업 성장 동력 상실 등 한국 경제의 내부 경쟁력 약화로 인해 초저금리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따라서 채권 투자는 제로금리짜리 은행 정기예금 예치와 다를 게 없을 것이며 고수익을 노린다면 신흥국 주식시장을 주로 노려야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고위험 저수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상당히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단 금리의 고저에 따른 돈의 흐름의 특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파악은 했다. 그런데, 그래서 이제 앞으로 우린 뭘 해야 하나? 책은 그에 대한 모범답안까지 명확히 제시해 주진 않는다. 기껏해야 다가오는 폭풍우를 주의하라는 것 정도. 이제 앞으로 내 재산, 내 재화를 어떻게 지키고 불릴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독자만의 몫이다.

by 해피의서재 2021. 11. 18.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