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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렌드 모니터 / 최인수 외 / 시크릿하우스 / 2019
매년 이맘때면 내년도 사회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부터 출간돼 온 ‘대한민국 트렌드’ 시리즈를 가장 선호한다. 그런데 올해부터 이 시리즈의 제목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전 세계 흐름까지 함께 조망할 요량인지, 올해 발매된 책의 제목은 ‘2020 트렌드 모니터’다.
목차를 통해 책이 제시하는 주요 키워드를 살펴보니, 딱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상황의 연장선을 보는 듯하였다. 범죄가 만연한 ‘타인지옥’이 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철저한 개인주의 생활과, 철저하게 목적-취향의 동질성에 바탕을 둔 단발성-익명성 모임 위주의 인간관계, 내 기준과 취향이 우선시되는 맞춤형 소비, 그 과정에서 수천 수만 가지로 분화되어 도저히 공통점을 찾기 어려워지는 파편적 사회, 그리고 공정성과 사회 투명성에 대한 대중의 어느 때보다 강경한 요구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일정하게 흘러온 사회 흐름을 기반으로 하여 생각해 보건대, 아마도 2020년대는 어느 때보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진, 그래서 오직 개인의 독자생존과 각자의 내면에 더 골몰하게 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관계단절적인 사회상이 더욱 공고해지는 시대로 기록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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