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기 다른 개인들의 개별성과 자유를 존중하고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합리적으로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대 하는 사회. 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 의식이 균형을 이룬 사회. 이것이 헌법이 지향하는 사회이고, 이런 사회를 지탱하는 사고 방식이 법치주의이다.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 문학동네 / 2021


전직 판사 출신인 문유석 작가가 헌법과 법치주의를 소재로 우리 시대 사회의 선의와 정의, 공정과 평등, 자유 등의 담론을 돌아보며 쓴 책이다. 헌법에 담긴 민주주의와 인권수호의 정신을, 쉽고 친근한 문법을 구사하여 풀어쓴 에세이로,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지금 이 시기에 특히 꼭 새겨 기억해야 할 문장들이 책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법은 개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서로의 자유가 충돌하여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며,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고 안전하며 행복하게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저자가 법을 일컬어 ‘최소한의 선의’라 정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인간을 존엄하게 대하는 사회는 제도 만으로 건설 할 수 없다. 밥은 굶지 않게 최소한의 먹을 것은 국가가 지급하고 있지 않느냐, 뭘 더 바라느냐 감사할 줄 알아야지. 이런 마음이 지배하는 사회는 아무리 사회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급자들을 동냥하는 걸인으로 취급하는 사회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 하는 기본권의 주체로 보느냐, 남들의 동정을 받는 대상으로 취급하느냐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 74쪽

대중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변덕과 횡포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치 권력 뿐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도 법치주의에 기반한 사고 방식이 뿌리내려 있어야 한다. 이제 법치주의는 단순히 제도여서는 안 된다. 사고 방식이어야 하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법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누구든 권력을 함부로 행사하지 말고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회가 진정한 법치주의 사회다. - 82쪽

답답하고 지루한 법치주의가 사망한 곳에는 속 시원하고 화끈한 파시즘이 독버섯처럼 피어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파시즘이 득세한 곳에 개인의 자유가 설 자리는 없다. 법치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지켜 주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 89쪽

타인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도덕적 염결성을 요구하기보다는, 각자 최소한의 규칙은 엄수하기, 각자의 밥그릇을 존중하며 타협하기, 건전한 무관심, 그리고 최소한 사악해지지는 말자는 자기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사회에서 비로소 개개인 최후의 성역, 생각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 109쪽

왜 법이 범죄자들에게 관대하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렇다. 법은 범죄자들에게 관대한 것이 아니다. 법이 인간에게 관대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범죄자들이 반사적 이익을 누리게 된 것이다. (…) 법치주의 시스템은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이념으로 한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결국 쉽게 말하면 인간을 특별히 귀한 존재로 취급하겠다, 특별 대우를 하겠다는 이야기다. (…)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보는 인본주의 헌법 질서하에서 모든 인간은 필연적으로 특별대우를 받게 된다. - 144쪽

법이 인간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선의’라면 형벌은 사회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악의’인 것이다. - 150쪽

우리의 법치주의 시스템은 인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대중의 무지를 탓하기 전에 법조 엘리트들이 먼저 인간에 대한 스스로의 무지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 159쪽

목적이 정당하고, 방법 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는 필요 최소한이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과잉금지 원칙은 개인들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 174쪽

결국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사회에는 법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치도 필요하고, 윤리도덕도 필요하다. 각자가 자기 역할을 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그중에서 법은 융통성 있고 발빠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 법은 엑셀러레이터가 아니라 브레이크 쪽이다. 개별 사건에서 정의로운 결론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론은 철저히 국민의 대표가 제정한 법 안에서, 해석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도출해야지, 이를 넘어서면 국회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 177쪽

현실에서 정의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헌법이, 그리고 롤스의 <정의론>이 제시하는 방향은 분명히 있다. 더 많은 자유와 창의, 혁신을 보장하고 장려하는 것이 우리 헌법 질서의 근본이다. - 204쪽

자유가 사회를 견인하되, 그 속도가 누군가를 낙오시켜 쓰러지게 만들지 않도록 평등이 제어하는 것. 무조건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면 잠시 멈출 줄도 아는 것. 어쩌면 그 망설임의 순간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일지도 모르겠다. - 205쪽

법은 종교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니다. 법은 타협의 기술이다. - 249쪽

헌법은 결국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선의다. - 253쪽
by 해피의서재 2022. 4. 4. 21:40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 / 신남희 / 한티재 / 2022


한국 공공도서관 운영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도서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찰을 여러 통계자료 및 현장 사례 인용과 함께 정리한 칼럼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도서관의 건축, 운영 주체 선정(지자체 직영/민간위탁 등), 사서인력 충당과 처우 문제부터 도서관 장서 구성(구입도서 선정 및 장서폐기 문제)과 프로그램-독서모임 운영까지 공공도서관 현장 실무의 각 분야를 세밀히 살피며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 것이 특징.

공공도서관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도서관에 대한 정계의 이해와 일관된 정책, 도서관 종사자들의 철학과 신념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이 책 곳곳에서 강하게 묻어난다.

책 속에 제시된, 도서관 장서 구성을 사실상 유행에 내맡기다시피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희망도서바로대출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나, 도서관이 책과 ‘쌍방향 독서 프로그램’을 매개로 민주주의 교육과 구현의 장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사회적 독서론’ 등이 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현직 사서 및 도서관장, 그리고 더 나아가 문헌정보학 교수들과 정부의 도서관 정책 입안자들도 업무시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할 필요가 있는 자료.

P.S. 저자 인터뷰 기사가 네이버 포스트에 올라와 있었다. 추가 자료로 함께 읽어 봐도 좋을 듯.
http://naver.me/Gd62V2dc

by 해피의서재 2022. 3. 8. 14:00

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 / 장태민 / 메이트북스 / 2020

벌써 몇 달째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얘기로 금융계가 들썩이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든 경기를 떠받쳐 보겠다고 돈을 최대한 시장에 풀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시대도 이제는 끝을 향해 가는 양상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새 한국은 이미 국가 기준금리를 0.25% 더 올렸다. 앞으로 더 오를 거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려는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금융을 움직이고 나아가 세상의 부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단연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금리라고 이 책은 단언한다. 그래서 제목부터 당당하게 ‘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고 적어 놓았다. 글쎄, 정말 금리가 뭔지 알면 나도 부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인가? 한 번 읽어나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돈과 금리에 대한 여러 개념을 차분히 정리해 주면서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함께 짚어주는 정도의 기능을 가진 책이다. 만약 집중해서 읽을 시간이 없으면 각 챕터의 시작 페이지마다 요약글이 있으니 그걸 읽어도 된다.

책에서 설명하는 돈과 금리의 속성은 다음과 같다.

돈은 그 자체로 가치 교환과 저장 기능을 가지며, 돈을 빌려주고 빌려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조달 수수료이자 대여료가 바로 금리라고 볼 수 있다. 명목상의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 실질금리이며, 이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저축에 유리하고 낮을수록 대출에 유리하다. 그리고 오늘날 전세계가 초저금리 상황을 유지 중인 것은 저축 대신 대출과 소비의 활성화를 유도해 경기 부양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각국의 통화 정책의 산물이나, 이 넘치는 유동성은 화폐 가치의 하락을 초래해 되려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거나 검증도 안 된 가상화폐의 가격 폭등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고, 생필품 물가마저 최소 3% 이상 급속히 오르는 인플레이션에까지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젠 정말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감소가 불가피한 시점에 왔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따르면 저출생과 노령화에 따른 내수시장 정체, 산업 성장 동력 상실 등 한국 경제의 내부 경쟁력 약화로 인해 초저금리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따라서 채권 투자는 제로금리짜리 은행 정기예금 예치와 다를 게 없을 것이며 고수익을 노린다면 신흥국 주식시장을 주로 노려야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고위험 저수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상당히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단 금리의 고저에 따른 돈의 흐름의 특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파악은 했다. 그런데, 그래서 이제 앞으로 우린 뭘 해야 하나? 책은 그에 대한 모범답안까지 명확히 제시해 주진 않는다. 기껏해야 다가오는 폭풍우를 주의하라는 것 정도. 이제 앞으로 내 재산, 내 재화를 어떻게 지키고 불릴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독자만의 몫이다.

by 해피의서재 2021. 11. 18. 23:14
앞으로 20년의 세월이 흐르면 과거 20만 년의 기술 발전보다 더 큰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다. 모든 분야에 로봇이 투입되고 자동화가 이루어져 지금 사람이 하는 일 대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일조차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 된다. 이 시기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일하고, 그들이 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사람들은 국가에 의존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조각나며 사라지는 마지막 일자리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발전을 선도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거나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돈의 비밀>, 46쪽


돈의 비밀 : 경제적 자유를 만드는 돈의 경제학 / 조병학 / 인사이트앤뷰 / 2020


한 경제 유튜브 채널의 연속 강좌를 순차적으로 잘 정리한 강의록을 읽는 느낌으로 편집된 경제-금융 대중서. 실제 저자가 경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비교적 쉽게 읽히는 글쓰기를 구사한 덕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와 ETF(상장지수펀드)의 운용 원리에 대해서도 독자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생각보다 매우 심플하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한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분야를 막론하고 노동의 종말이 가속화하고 있고 세계 금융계의 승자독식 구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니, 미래 산업 사회의 유일한 승자로 남을 것으로 추정되는 첨단 성장기술 내지 전통적인 필수 소비재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미국 ETF에 지금부터라도 장기 분할 투자를 하여 ‘생업 없이도 투자수익만으로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양극화 구조로 대표되는 빈곤 아포칼립스를 앞둔 시점에서 각자 스스로의 힘으로 그 파국을 탈출할 팁을 주는 느낌도 든다. 이 아포칼립스가 야기할 각종 사회 문제와 그에 대한 국가 또는 국제사회의 대처에 대한 고민은 처음부터 이 책의 주제 밖 사안인 만큼 거의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 경제 구조의 변화와 영향에 대한 거시적인 고찰을 추구하는 독자보단 개인적-실용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쟁취할 방도를 찾는 이들에게 더 적합한 책이다.

월급은 월급을 받기로 계약한 날로부터 자기 인생의 거의 절반을 팔아서 바꾼 대가이다. 월급은 그 자체로 우리 인생이다. 직업을 얻기 위해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공부한 이후, 삶의 절반을 회사의 소유주 혹은 경영진에게 내주고 그들로부터 인생을 판 대가로 받는 돈이 월급이다. - 27쪽

은행에 돈을 맡기는 방법은 내 소중한 시간을 팔아 만든 현금을 조각내 버리는 길이다. 이자를 아주 조금 주면서 대단한 이자율인 듯 포장하는 예금과 적금, 미래를 보장해 준다고 하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보험, 적금과 크게 차이가 없으면서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연금은 모두 돈을 받아가는 그들을 위한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결론은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현재의 현금을 어디에 보관, 예치, 투자하든 물가상승률은 물론 일반적인 투자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내는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36쪽

금리가 0%대인 2020년을 기준으로 은행에서 1% 이자를 받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돈을 투자해 돈을 버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더욱 주목받는다. 돈을 투자할 곳은 크게 세 군데이다. 하나는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머무는 공간에 투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계속 사용하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자재로 무언가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 61쪽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 대부분 기업과 개인은 현금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통화 공급량을 급속하게 늘린다. 그러나 정부가 통화를 공급하더라도 대부분 기업과 개인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져서 투자한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조달하려고 한다. 부동산, 원자재, 주식의 가격이 갑자기 하락하는 시기가 이때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것은 현금이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현금은 부동산, 원자재,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무기로 변한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점점 안정화되면 부동산, 원자재, 주식이 제 가치를 찾아가면서 높은 수익을 내게 된다. 현금을 보유한 부자들은 위기에도 이렇게 돈을 번다. - 88쪽

투자는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것을 대신할 충분한 자본을 안전하고 수익 높은 투자처로 이동시키는 일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나의 자본을 ‘내가 일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기업에 투자해 주는 것’이다. 그 대가로 나는 그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배당’받고, 기업의 가치가 성장한 만큼 내 투자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로서는 투자 대상을 선택하기 이전에 수익을 낼 확률이 높고 위험이 가장 낮은 시장을 선택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 시장은 신흥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 104쪽

한 가지 명확하게 머리에 그려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기업의 성장에 기술혁명이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고, 기술혁명이 결합해 성과를 내면 승자독식의 고착화가 이루어진다. 승자독식이 고착화한다는 것은 자본이 승자에게 집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112쪽

대부분 ETF는 편입된 종목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비중이 조정되거나 제외되고, 신규로 새로운 종목을 편입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이와 다르게 편입 종목에 같은 비율로 투자하거나, 섹터별로 같은 비율로 투자하는 ETF도 있다. 이런 투자 방식이 의미하는 것은 편입된 종목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우량기업이라면 이들의 평균 성장률을 계속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 118쪽

이 시기에도 살아남을 직업은 있다. 모두가 일자리를 잃어도 이 세 가지 직업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첫 번째는 정치인들이다. 거의 강도를 높여 가며 20년간 지속한 실업과 디플레이션은 정치인들을 실험대에 세우겠지만, 반대로 더욱 높은 수준의 정치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자본가들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생산과 소비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마지막은 최고의 엔지니어들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으로, 혹은 인공지능에 인간의 창의성을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계속 개발하는 사람들이다. - 189쪽


by 해피의서재 2021. 5. 23. 18:00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 오찬호 / 북트리거 / 2020

by 해피의서재 2021. 5. 19. 09:29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좋다고 말하려면 최소한 다음 두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첫째, 누구나 대단한 꿈을 꿀 수 있고,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사회인가. 둘째, 대단한 꿈을 꾸지 않는 누구라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 - 본문 167쪽 중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 오찬호 / 북트리거 / 2020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책. 이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와 그 본질에 관한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떤지, 지금 우리 사회는 왜 이다지도 강퍅한지, 그리고 켜켜이 쌓인 작금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완독할 것.

나쁜 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첫째, 노력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가난을 극복하고 한 단계 위로 올라 가려고 해도 거대한 천장에 가로막힌다. 둘째, 천장을 뚫고 올라 가지 못한 이들이 단지 그 이유로 인간다움을 보장 받지 못한다. 힘들다고 하소연해도 ‘노력하지 않았기에 정당한 결과’라는 가혹한 평가만이 부유한다. 만약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천장이 계속해서 견고해지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한 사람의 고통을 그저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보면서 좋은 사회를 꿈꿀 수 있을까? - 168쪽
친숙한 것을 낯설게 보자. 내게 친숙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자. 익숙하지 않다고 외면하지 말자. 좋은 이야기에 도취되지 말자. 불편한 이야기를 무작정 거부하지 말자. 아름다운 말 속에 무엇이 감춰졌는지 따져보자.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즐기자. 마지막으로, 나는 사회 ‘안’에서 살아감을 잊지 말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사회가 달라져야 함을 명심하자. - 226쪽


by 해피의서재 2021. 5. 19. 09:25

(“서명 / 출판사”로 표기)

Topic 1. “책들의 집”에 관한 이야기
-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세상의 도서관들 / 나무연필
- 동네책방 생존 탐구 / 혜화1117
-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 학교도서관저널

Topic 2. 글에서 세상과 인생의 답을 찾다
- 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 빌리버튼
-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 / 황소자리

Topic 3. 뉴노멀 세상을 건너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 뉴노멀 교양수업 / 문예출판사
- 자본주의의 미래 : 새로운 불안에 맞서다 / 까치
- 인공지능 시대, 십대를 위한 미디어수업 / 사계절

Topic 4. 격변하는 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콤무니타스 이코노미 / 북돋움coop
- 시장의 속성 / 부키
- 노동자 주주 :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무기 / 맥스미디어

Topic 5. 수학으로 읽는 세상
- 누구나 읽는 수학의 역사 : 숫자에서 인공지능까지 / 창비
- 법정에 선 수학 : 수학이 판결을 뒤바꾼 세기의 재판 10 / 아날로그(글담)
-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 한권의책

Topic 6. 의학, 의료인의 시선으로 읽는 인간이란 존재
- 마음의 오류들 : 고장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 주는 것들 / 알에이치코리아
- 당신이 나의 백신입니다 / 한티재

Topic 7. 온고이지신
- 조선잡사 / 민음사
- 조선경찰 : 포도청을 통해 바라본 조선인의 삶 / 가람기획
- 정의의 감정들 : 조선 여성의 소송으로 본 젠더와 신분 / 너머북스

Topic 8. Beyond China Crisis
- 세상 친절한 중국 상식 : 62가지 질문으로 들여다본 중국인의 뇌 구조 / 미래의창
- 중국 내셔널리즘 / 산지니

Topic 9. 옛 글 속에 담긴 이전 시대 사람들의 자취
-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 김영사
- 고전에 맞서며 : 전통, 모험, 혁신의 그리스 로마 고전 읽기 / 글항아리

by 해피의서재 2021. 3. 14. 23:46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권정주 외 / 싱긋 / 2020

날이 갈수록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나갈 틈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태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준비한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비대면,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가속화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비자들의 성향을 각 소주제별로 정리하여 보고하고 있다. 작게는 사업을 열거나 투자하기 좋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크게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나름 요긴하게 참고할 만한 실용서적이다. 다만 이 책의 효용가치는 딱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왜 이런 세태가 형성되고 있고 앞으로의 변화 양상은 어떠할지, 그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렇게 촉발된 변화가 과연 더 나은 것일지 하는 질문과 같은, 한층 더 깊은 인문적 사유의 여지까지 제공하진 않는다. 전적으로 현장의 마케터와 사업자들을 위한 보고서로서의 임무에 충실한 책.



by 해피의서재 2021. 2. 7. 10:25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유민석 / 서해문집 / 2020

모든 언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그 언어를 쓰는 사람 또는 세력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이 더해지면 사회에 미치는 그 언어의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더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나보다 더 만만하다 여겨지는 자에게 불만과 분노를 퍼붓고 끝내 짓밟음으로써 자기 내면의 화를 해소하는 것이 세계적인 경향으로 굳어버린 시대에, 혐오발언은 세상에 만연하다 못해 이젠 이 시대에 가장 손쉬운 돈벌이 수단 중 하나로 활발하게 사용되는 지경이 되었다.
이 책은 철학과 언어사회학의 관점에서 이 혐오발언의 발동기제, 그리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인 관점에서 또는 사회 전체 관점에서 취할 방도를 고찰하고 있다. 실제 뉴스에 보도되어 독자들에게 익숙한 여러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책은 독자 개개인의 각성을 넘어, 혐오폭력으로부터 개인이 안전할 수 있는 사회는 궁극적으로 어떤 사회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화두를 이어 간다.
자신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을’을 향한 통제를 위해, 자신이 속한 세력의 서열 과시를 위해, 자신의 우월감 확인을 위해, 단순한 유희를 위해, 심지어는 돈벌이를 위해 무분별하게 혐오를 쏟아내는 자들에 의해 무참히 부서지고 스러져 가는 이들이 더 이상 늘어 가지 않도록, 개인 혹은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by 해피의서재 2021. 1. 24. 19:03

케이팝 인사이트 : 콘텐츠 대전환 시대 / 박선민 / 북코리아 / 2020

콘텐츠 상품으로서의 K-팝과 그를 소비하는 대중사회 간 상호작용에 대해 학술적 시선으로 고찰한 도서로, 대중서보다 논문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명되고 사용되어 온 미디어 매체의 성격과 대중의 문화 소비 성향에 맞춰 대중음악의 작법과 제작 공정 역시 변화해 왔음을 여러 현장 사례와 선행 연구자료를 제시하며 서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로 대표되는 짧고 빠른 정보 수명과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행동력, 활발한 쌍방향 소통 문화와 가벼운 재미와 유희를 추구하는 성격이 현재의 K-팝을 만들었고 그 소비 규모와 영향력을 키웠다”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주 요지라 하겠다.

by 해피의서재 2021. 1.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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