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란 참 좋은 것이다. 일상과 떨어져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연이어 며칠씩 부여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참 큰 축복으로 다가온다.

내일 일어나면 또 어디로 나가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며칠이고 뒹굴거릴 수도 있고 평소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일에 원없이 몰입할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마주쳐야 하는 일상과 현실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추석 연휴에 개천절까지 끼여 있었던 지난 며칠간, 난 두 편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소설 『고요한 집』이었다.

 


고요한 집. 1

저자
오르한 파묵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1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고요한 집을 둘러싼 한 집안의 비극, 그리고 터키의 역사!노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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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의 터키, 이스탄불 근교의 소도시에 위치한 숨막히도록 고요한 집. 침묵과 침울로 일생을 살아온 괴팍한 노파와 역시나 말없이 묵묵한 하인, 그리고 간만에 그들을 찾아온 노파의 세 손주.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가 여러 등장인물의 시선을 따라 먼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펼쳐진다. 고요하지만 그래서 더 숨막히고, 불안하고, 위태로운 느낌이 한가득인 이 소설은 소설 속 분위기만큼이나 숨막히고 불안하고 위태롭던 당대 터키의 공기도 함께 담고 있었다.

특히 내 시선을 끌었던 부분은 역시 당대 터키 젊은이들의 불안하게 흔들리는 모습들을 담아낸 대목이었다. 노파의 손주 삼남매 중 막내인 메틴과 하인의 조카 하산이 각자 자기들의 무리와 얽혀 다니며 벌어지는 일들과 그들의 심리, 그들의 행동. 한쪽에서는 상류층의 소년 소녀들이 어울려 술과 자동차 경주 등으로 정신없이 유희를 탐닉하고, 한쪽에서는 사회에 불만을 품은 소년들이 페인트 통을 들고 다니며 거리에 구호를 쓰고 자기들의 집회 초대권을 강매한다. 딴에는 쿨해 보이려고, 딴에는 진지해 보이려고 애쓰지만 그들의 행동은 결국 다 치기어린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념을 앞세워 강도에 폭력까지 자행하는 하산 패거리의 행동은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짓이다. 뭐가 맞는지 그른지도 모르는 채 무작정 폭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두고두고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우울한 내용과 별개로 여기저기 숨어 있는 '오르한 파묵 코드'를 찾아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소설 속 손주 삼남매 중 장남인 파룩이 게브제 군의 기록보관소에서 오래된 기록을 뒤지는 대목에서는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당신은 조만간 《하얀 성》의 서문을 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결혼한 셰브케트와 소설을 쓰는 오르한의 안부를 언급하는 대목도 내 흥미를 끌었다. 메틴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장면에서는 파묵의 자서전 『이스탄불』에 언급되었던 그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이 겹쳐 보였다. 소설의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는 것은 파묵의 이후 작품인 『내 이름은 빨강』을 연상시켰다.

파묵의 초기작을 읽으며 그만의 코드와 이후 작품들의 모티프를 찾아내는 즐거움이 상당했다.

 

이번에 읽은 또다른 책은 김정애의 『우리 옛 그림의 마음』이었다.

 


우리 옛 그림의 마음

저자
김정애 지음
출판사
아트북스 | 2010-07-23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옛 그림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우다!소설가 김정애가 옛 그림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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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들부터 정조대왕과 김정희의 문인화, 이름없는 민초들이 남긴 민화, 고려의 불화와 반가사유상, 백자 달항아리, 심지어 무속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이 남긴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이 작품들에 작가 자신의 경험과 다른 분야의 지식 등을 곁들여 인생에 대해 느낀 점들을 편안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를 엮은 책인데, 마음이 지치고 피곤할 때 곁에 두고 읽으면 마음의 위안을 얻는 데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많이 공감했던 문장 몇 줄을 여기 잠시 인용해 본다.

 

세상에 단 한 사람,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줄 수 있는 사람, 자신의 부족함이나 넘침에 상관없이 모두 받아줄 수 있는 사람, 세상의 어떤 질타에 대해서도 무조건 편들어 줄 수 있는 사람, 그로 인해 세상의 어떤 비난을 함께 받아도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삶이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다. - p.50, <추운 시절 나누는 사제의 정> 中

"한 달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좋아." 이렇게 일탈을 꿈꾸며 무념무상에 빠져 단 며칠이라도 일상을 탈출해 보고 싶은 것이 모든 현대인의 꿈일 것이다. - p. 118, <사색에 잠겨 자연에 스미다> 中

지혜롭게 나이 들어가고 싶은 것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거울을 보기에 더 당당할 수 있도록 얼굴을 만들어 가는 일은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돕는 일이라는 것을 보살을 통해 깨닫는다. - p. 166, <관음도에 담긴 지혜> 中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뒹굴거리며, 혹은 온갖 긴장감을 잔뜩 갖고 책읽기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은밀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그런 즐거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능적인 즐거움이기에 아무리 인터넷 문화가 범람한다 해도 인쇄된 책이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 p. 188, <조선시대 북아트 능화판> 中

사람을 만나되, 내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편안하고 많이 만나는 것보다는 말없이 앉아만 있어도 편안한 사람, 한 사람이면 흡족할 때가 많다. 뭐든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이, 그리고 그 적은 사람을 만나면서 말을 하지 않는 침묵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나이 들어가면서 느낀다. - p. 200, <무한한 상상력에 날개를 달다> 中

by 해피의서재 2012. 10. 3. 19:37

책쾌(冊儈)는 조선시대에 책을 팔던 사람을 말한다. 요즘으로 치자면 도서 외판원쯤 될 것이다. 생계가 막막해진 몰락양반 중에 책쾌로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책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서사(오늘날의 서점)에서 책을 구해서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윤을 남겨 파는 것이 이들의 업무였다.

고서점의 문화사 / 이중연 지음 / 혜안 / 2007

나는 '책쾌'라는 단어를 『고서점의 문화사』를 통해 알았다. 이 책은 조선 후기의 책쾌부터 1970년대의 동대문 고서점 거리에 이르기까지, '옛 책들의 유통 과정과 고서점의 역사, 그리고 그 의미'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앞부분을 요즘 읽고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책쾌 조생' 이야기에 마음이 끌려 여기에 잠시 끄적여 보고자 한다.

"내 비록 책은 없지만, 아무개가 어떠어떠한 책을 몇 년 소장하고 있는데 내가 그 책의 일부를 판 것이오. 그 때문에 그 뜻은 모르지만 어떤 책은 누가 지었으며, 누가 주석을 달았고, 몇 권 몇 책인지 다 알 수 있다오. 그런즉 세상의 책이란 책은 다 내 책이요, 세상에 책을 아는 사람도 나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오. 세상에 책이 없어진다면 나는 달리지 않을 것이요, 세상 사람이 책을 사지 않는다면 내가 날마다 마시고 취할 수도 없을 것이오. 이는 하늘이 세상의 책으로 나에게 명한 바이라, 내 생애를 책으로 마칠까 하오."
                                                                                   -『고서점의 문화사』 p. 39, 49 中

책쾌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책을 파는 일 자체를 즐거워했다는 일화와 온갖 종류의 책에 대해 막히지 않고 얘기하는 모습이 '박아(博雅)한 군자' 같았다는 평(위의 책, p. 49)에서 조생의 전문가, 프로페셔널의 자부심과 치열함이 묻어나는 듯하다. 

사실 책쾌란 직업은 사회에서 그리 환영받는 직업이 아니었다. 조생은 '가난한 집안에서 싸게 책을 떼어다가 비싼 값에 팔아 이윤을 챙기는 장사치'라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고, 한때는 책쾌라는 직업군 자체가 일명『명기집략』사건(조선의 왕실을 모독한 내용의 책이 책쾌들을 통해 유통된 사건으로, 이때 몇몇 책쾌들은 효시형을 당하기도 했다)의 여파로 아예 범죄집단처럼 취급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조생은 명기집략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꿋꿋하게 책쾌 활동을 계속했고, 정약용과 유만주 등 당대 지식인들과도 자주 교류하며 책 유통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전문성과 역량을 숨김없이 발휘했다.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일에 열심이었고 또 일을 얼마나 즐겼는지는 그가 일했던 방식에서 엿볼 수 있다. 먼저 나와 있는 국내외의 서적목록을 참고하여 판매할 서적목록과 실제 거래할 수 있는 목록을 미리 작성해서 늘 가지고 다녔고,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목록을 보여주고 납품할 책이 정해지면 바로 구입절차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했던 큰 거래도 능숙하게 성사시켰다. 일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쉽지 않을 일이다. 그와 거래했던 지식인들의 기록 속에 존재하는 이 이야기들은 '조선 시대에 이토록 열정적으로 살았던 전문 직업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내게 묘한 감동을 주었다.

조생의 이야기를 기록한 이들은 조생의 실제 이름이 무엇인지, 정확한 생몰연대가 언제인지까지는 적지 않았다. 『고서점의 문화사』에서는 그의 본명을 이런저런 다른 문헌들을 기초로 하여 나름대로 추정하고 있지만 그건 내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비록 이름없이 살다갔을지언정 그 열정과 전문성으로 다른 이들의 기억 속에, 그리고 기록 속에 남겨진 사람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을 뿐이다. 이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다간 조선시대의 모든 이름없는 직업인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by 해피의서재 2012. 3. 18. 20:45

최근 이광주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한길아트, 2001)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중세~근대 시대의 출판과 독서 문화에 대한 여러 편의 글을 엮은 책인데 제법 흥미롭다.
종교에 경도되어 있던 중세 유럽인의 정신 세계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호화 시도서'에 대한 귀족들의 탐닉, 유럽의 도서관과 고서점,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 발명, 17~18세기 귀부인들의 독서 편력, 유명 작가와 출판인들의 일화 등 책과 유럽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 중에서도 내게 와닿은 문장이 하나 있어 여기 소개한다.
《에세》의 저자인 미셸 드 몽테뉴가 한 말이다.

"나 자신의 것이 분명한 책은 타인일 수밖에 없는 친구나 숙녀와의 정분과는 달리 언제나 내 곁에 있으며 원할 때에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 준다. 귀찮은 근심에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나는 오직 책으로 향한 것만으로 족하다. (중략) 도처에서 나는 평안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책이 있는 한쪽 구석을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p. 132)

최근 인간 관계에서의 회의를 느끼고 있던 차에 이 문장을 접한 탓인지 더욱 공감이 갔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때로는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고, 때로는 마음 통하는 사람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그렇게 행복을 맛보는 시간은 항상 그리 길지 않았다. 말 좀 통한다 싶은 사람들은 오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든 내 곁을 떠났고(그것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내가 다시 만나고 싶다 해서 만나지는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새에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말 몇 마디로 상처를 주고받고 그러다가 허무하게 인연이 끊어져 버리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그 끊어진 끈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은 내 수준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도 없었고 실행할 수도 없었다.

인간관계 이야기는 이쯤 해 두고서라도, 사실 도처에 책 외에도 즐길거리는 많다. 술, 음식, TV, 스포츠 등. 그러나 그것 역시 지속적으로 내 마음을 달래주진 못했다. 찰나의 즐거움만 남기고 사라지는 허무한 존재. 그 스쳐간 자리에는 항상 공허감만이 남았다. 내가 지금껏 뭘했나 하는 그런 기분.

방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책 속에서 때로는 나의 무능과 어리석음을 책망하는 글을, 때로는 나의 약해진 마음을 따스히 보듬어주는 글을, 때로는 내가 부여잡고 고민하던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만나고는 했다. 책은 내가 버리지 않는 한 항상 책장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내가 찾으면 언제든 그 자리에 있고, 내게 와서 내가 만나길 원했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런 책들을 잔뜩 품은 책장을 멍하니 마주하고 있다 보면 마치 그 책장이 과묵하고 속깊은, 내가 기대기 좋은 듬직한 사람처럼 느껴지곤 한다.

책은 내게 그런 존재다. 세상에서 가장 속깊고 지혜로운 친구.

먼 길을 돌고 돌아 나는 결국 다시 내 방 한켠에 마련된 책들의 마을에 안착했다.
by 해피의서재 2012. 2. 19. 14:13

문학은 작가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한 작가의 저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록 허구의 이야기라지만 결국 작가가 실제로 보고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재구성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만 해도 작가 자신의 젊은 시절 정서적 방황과 연금술에 심취했던 과거와 맞닿아 있고, 오르한 파묵의 책들은 작가 자신의 가족사와 그의 고향 이스탄불에 상당 부분을 기대고 있다. 파묵 얘기가 나온 김에, 요즘 내가 한창 빠져 있는 ‘이스탄불 작가오르한 파묵에 대한 내 단상을 이 글에 어설프게나마 적어 보려고 한다

 자서전 <이스탄불>에서 그가 밝힌 바와 같이, 그는 어린 시절 이스탄불 어딘가에 또다른 오르한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상을 쭈욱 해 왔는데 이것이 그의 여러 저작에서 핵심 키워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하얀 성>만 해도 서로 외양이 똑 닮은 오스만 제국의 호자와 베네치아 인 노예의 정서적 교감과 정체성의 혼란을 그리고 있고, <검은 책>에 등장하는 가족과 아파트, 그리고 그 아파트 주변의 풍경은 실제 파묵이 살았던 이스탄불의 니샨타쉬 일대를 소재로 한 것이다. 이것은 <순수 박물관>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오스만 시대를 소재로 한 <내 이름은 빨강>에는 그의 어머니와 형,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다. 여주인공 셰큐레의 이름이 바로 실제 오르한 파묵의 어머니 성함이고, 그녀의 큰아들 셰브케트 역시 실제 파묵의 형인 셰브케트 파묵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막내아들 오르한은 더 볼 것도 없이 실제 작가의 분신이고

작가가 무언가를 그토록 쓰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라도 좋아. 내 이야기를 들어줘.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왜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좀 들어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스스로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의식하고 있든 의식하지 못하든, 결국 그런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게 아닐까. 그래서 자신의 살아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그들의 글 속에 녹아들고, 그래서 읽는 사람들의 머릿속과 마음속에 자신이란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혹은 현재와 다른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살고 싶은 욕구를 글로 해소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오르한 파묵은 항상 또다른 자신새로운 인생이라는 키워드를 화두로 안고 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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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의서재 2012. 1. 30. 11:45

한 번 읽었던 책을 뭐하러 다시 읽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처음 읽는 책은 한눈에 그 내용이 다 들어오지 않는 면이 없지 않다. 
어떤 책을 처음 읽을 때 그 책에 대해 파악하게 되는 것은.. 
이 책의 대략적인 요지와, 이 책이 두고두고 곁에 둘 가치가 있는 책인지 탐색하는 정도로 제한되는 것 같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어떤 책의 진면목이 정말로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은 그 책을 두 번째, 세 번째로 읽는 시점부터다.
처음 읽었을 때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할 때의 그 기쁨은 이제 막 손에 넣은 새 책을 처음으로 읽는 기쁨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by 해피의서재 2011. 10. 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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