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권정주 외 / 싱긋 / 2020

날이 갈수록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나갈 틈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태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준비한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비대면,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가속화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비자들의 성향을 각 소주제별로 정리하여 보고하고 있다. 작게는 사업을 열거나 투자하기 좋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크게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나름 요긴하게 참고할 만한 실용서적이다. 다만 이 책의 효용가치는 딱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왜 이런 세태가 형성되고 있고 앞으로의 변화 양상은 어떠할지, 그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렇게 촉발된 변화가 과연 더 나은 것일지 하는 질문과 같은, 한층 더 깊은 인문적 사유의 여지까지 제공하진 않는다. 전적으로 현장의 마케터와 사업자들을 위한 보고서로서의 임무에 충실한 책.



by 해피의서재 2021. 2. 7. 10:25

코로나 사피엔스 / 정관용 외 / 인플루엔셜 / 2020

코로나19는 한순간에 우리 사는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던 여러 전문가들의 소견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기존의 사회 질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생태환경, 경제, 법 체계, 문화, 교육, 무엇 하나 예전과 같을 수 없다. 모든 것이 혼돈 속에 놓인 가운데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떤 형태로 사회 체제를 정비하고 디자인해야 할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격변의 시점을 우리는 살고 있다.

여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명의 석학이 있다. 생태, 경제, 과학, 정치사회, 철학, 심리학 이렇게 여섯 분야의 권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대담이 이 한 권의 책에 모여 엮였다.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해 앞으로 한국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저마다의 시점에서 역설한 이들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이하 책 속 서문(8~10쪽) 일부 인용)

최재천-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무차별 개발 등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 침범을 멈추고 자연과의 공존과 친환경 생활을 추구하는 생태백신과 행동백신이 필요하다.

장하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경제체제의 주객전도 현상을 바로잡고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다.

최재붕-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경제/문화 체제가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이상, 디지털화와 스마트 기기,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홍기빈- 시장근본주의를 극복하고,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민주주의를 구축하며,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역과 욕망에 대한 질서 부여, 도시적 공간 집약화의 해소만이 인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김누리- 위기 대응의 공공인프라를 초토화해 온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을 것이며, 강자의 약자 무한착취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야수 자본주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극복해 내야 한다.

김경일- 기존 사회가 강요하는 무한 욕망과 서로간의 파괴적인 경쟁으로 점철된 세상이 아닌, 각 개인의 뜻대로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by 해피의서재 2020. 10. 13. 19:18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반 년이 훌쩍 넘었다.
국내 감염자는 누적 기준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백신도 치료제도 전무한 감염병에 전세계의 모든 일상이 결박당했다.
분주하던 공항은 적막 속에 잠겼고 활력이 넘치던 번화가와 극장가도 침묵에 갇혔다. 책을 읽으러 갈 곳도, 운동을 할 곳도, 산책을 하며 바람을 쐴 곳도, 커피를 마실 곳도, 심지어 일상의 대부분을 소화하던 장소인 학교와 직장 사무실마저 굳게 봉인되어 버렸다.
월 수입이 줄거나 완전히 끊기고 마침내 더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급한대로 긴급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생활비를 대 주었다. 봄에 배부되었던 긴급지원금의 사용기한이 다 지나도록 감염병의 확산세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백신의 개발과 시판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코로나 시대 이전의 삶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던 사회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제 거의 정설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전례 없는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운명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것은 즉 이제까지 존재했던 산업도 직종도 직업도 다 전혀 새로운 쪽으로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로봇과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노동력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이는 다름아닌 노동으로 삶의 기반을 지탱하는 직업인들이다. 어딘가에 소속된 직장인이건, 일감이 있을 때마다 그에 맞춰 살아가는 소위 프리랜서 노동자건, 유형 혹은 무형의 점포나 기업을 차리고 일하는 자영업자건 모든 ‘일하는 이들’의 앞날 또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 앞으로의 노동 문제에 대해 논한 책들을 두 편 소개하고자 한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국에서 앞날에 대한 막막함을 안고 끝없는 인고의 나날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들이 해답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노동의 미래 / 이철수 외 / 현암사 / 2020
<책소개-교보문고>
“사회안전망과 기본소득부터, 미래노동에 대한 가치 정립, 고령화, 소득불평등, 노동소득분배 및 소득주도성장, 노사관계, 노동 유연화와 비정규직 등 총 일곱 장에 걸쳐 앞으로의 노동과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과 산업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일의 미래에 대해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 미래의 일자리와 기술 2050 / 제롬 글렌 / 비팬북스 / 2020
<책소개-출판사 서평 중>
“정책 입안자, 기업 경영자, 민관 연구원, 교육자, 과학자, 예술가, 근로자, 자영업자, 문화 및 미디어 종사자, 엔지니어는 각자의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할 것이다. 또한 향후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할지 방향성이 모호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 나라 전문가들이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면 명확한 답을 얻어서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앞으로 성큼성큼 나갈 수 있을 것이다.”

by 해피의서재 2020. 9. 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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