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1층에는 피아노와 관객석으로 구성된 넓은 홀이 있다.

평소 같으면 주기적으로 피아노 연주회가 열리고 관객석에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풍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2021년 가을, 당시 경기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중이었다.

4층에 있던 악기 연습실은 층 하나가 통째로 출입금지 상태였고 1층의 이 피아노, 그리고 같은 층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흰색 디지털 피아노 역시 그 누구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선언되고 얼마 되지 않아, 이제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지 모를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2021년 12월 현재.

노래를 멈추고 침묵 속에 갇힌 이 피아노들은 언제쯤 제 소리를 낼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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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의서재 2021. 12. 5. 10:14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권정주 외 / 싱긋 / 2020

날이 갈수록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나갈 틈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태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준비한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비대면,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가속화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비자들의 성향을 각 소주제별로 정리하여 보고하고 있다. 작게는 사업을 열거나 투자하기 좋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크게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나름 요긴하게 참고할 만한 실용서적이다. 다만 이 책의 효용가치는 딱 거기까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왜 이런 세태가 형성되고 있고 앞으로의 변화 양상은 어떠할지, 그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렇게 촉발된 변화가 과연 더 나은 것일지 하는 질문과 같은, 한층 더 깊은 인문적 사유의 여지까지 제공하진 않는다. 전적으로 현장의 마케터와 사업자들을 위한 보고서로서의 임무에 충실한 책.



by 해피의서재 2021. 2. 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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