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한, 그리고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한, 어떤 것도 한 인간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는 없다.”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살아남은 유대인 정신과 전문의 빅터 프랭클은

자신이 수용소에서 겪은 일들과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한 권의 책으로 펴낸다. 

그 책이 바로 그 유명한 『죽음의 수용소에서』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단순한 강제수용소 생존자의 수기를 넘어 극한의 상황 속에서의 인간의 내면정신의학적 관점에서 고찰했다는 점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미래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수용소에서의 삶이라는 현실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는가에 대한 자기 고백과 더불어, 극한의 환경에 처했을 때 사람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서술한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수용소에서 해방된 후 프랭클이 정립한 정신과 치료 기법인 로고테라피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인간 실존의 문제에 대한 철학, 그리고 기존의 정신의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사상에 대한 비판까지 담고 있어 본격적인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도서로서의 기능도 갖고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프로이트는 , 아들러는 권력을 들었다.

반면 프랭클은 의미에 방점을 둔다.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의 실존주의 철학자와 궤를 같이 하는 이 주장의 핵심적인 내용인즉,

사람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이자 실존이며 삶 자체로부터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에 대답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질문은 강제수용소 수감과 같은 극도로 절망적인 환경에 처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어떤 식으로 답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각 개인의 마지막 자유의지에 달려 있으며,

자신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스스로 결심한다면 그 책임의식에 기대어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의연하게 시련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죽음 앞에서조차도.

프랭클은 다름아닌 자신의 수용소 수감 경험에서 그 증거를 찾는다.

 

자유를 빼앗긴 순간에 맛보게 되는 경악과 절망,

그 후에 오는 만사에 대한 무관심과 무감각함,

자유를 되찾은 직후에 겪게 되는 멍한 감정과 당황스러움,

그리고 한참 후에 갑작스레 찾아오는 벅찬 감동 등

자신이 겪은 감정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고백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도 함께 공명케 하고 기꺼이 공감하게 만든다.

아울러 책 속에서 일관되게 전하는, 담담하면서도 힘있게 전달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는

살아갈 의미를 찾고, 살아야 할 이유를 놓지 않는 한 나는 절대 부서질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살아가는 순간마다 두고두고 힘이 되어 줄 것이다.

by 해피의서재 2016. 7.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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