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거대한 배신
그 개가 그토록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
위 링크에 있는 글은 2019년에 썼던 것이다. 나 역시 이 강아지의 SNS 계정을 알고 있었고, 항상 밝고 사랑스러우며 낯가림 없이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을 무척 흐뭇하게 바라보며 좋아했었다. 책을 읽게 된 것도 SNS로 출간 소식을 접한 덕에 가능했다. 자연스럽고도 귀여운 강아지 사진과 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글들을 좋게 평했었다.
강아지는 작년에 희귀병을 얻어 투병생활을 하다 올 5월에 8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진짜 문제는 그 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급기야 TV 방송국이 취재에 나설 정도로 커져 버린 의혹들과 쏟아지는 충격적인 폭로들.
어느 날 문득 SNS 유명세를 타면서 얻게 된 대중의 사랑을 세상의 다른 모든 동물들에게 나눠 주겠다며 기부를 위해 진행했던 굿즈 판매, 그게 결국은 동물을 앞세워 자신의 인정욕과 경제적 사익을 채우려는 한 개인의 이기적 행각에 불과했던 것인가.
저 글을 지워 버려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기록이며 어떤 사건에 대한 하나의 증거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여 그대로 남겨 두기로 했다. 다만 이 글을 해당 포스팅에도 링크하여 경계로 삼고자 한다. 마치 도핑 전력이 있는 운동선수의 이름에 * 표시를 두는 것처럼.
이제 앞으로 누가 기부니 후원이니 하는 것에 기꺼이 나설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선의를 악용한 자들이 얼마나 많았을 것이며 그렇게 상처받고 세상에 대한 선의를 버린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나는 이번에 또 한 번의 거대한 배신을 목격했다. 그리고 이전부터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더 그 어떤 것도 믿을 수도 정을 줄 수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