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유민석 / 서해문집 / 2020

모든 언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그 언어를 쓰는 사람 또는 세력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이 더해지면 사회에 미치는 그 언어의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더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나보다 더 만만하다 여겨지는 자에게 불만과 분노를 퍼붓고 끝내 짓밟음으로써 자기 내면의 화를 해소하는 것이 세계적인 경향으로 굳어버린 시대에, 혐오발언은 세상에 만연하다 못해 이젠 이 시대에 가장 손쉬운 돈벌이 수단 중 하나로 활발하게 사용되는 지경이 되었다.
이 책은 철학과 언어사회학의 관점에서 이 혐오발언의 발동기제, 그리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인 관점에서 또는 사회 전체 관점에서 취할 방도를 고찰하고 있다. 실제 뉴스에 보도되어 독자들에게 익숙한 여러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책은 독자 개개인의 각성을 넘어, 혐오폭력으로부터 개인이 안전할 수 있는 사회는 궁극적으로 어떤 사회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화두를 이어 간다.
자신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을’을 향한 통제를 위해, 자신이 속한 세력의 서열 과시를 위해, 자신의 우월감 확인을 위해, 단순한 유희를 위해, 심지어는 돈벌이를 위해 무분별하게 혐오를 쏟아내는 자들에 의해 무참히 부서지고 스러져 가는 이들이 더 이상 늘어 가지 않도록, 개인 혹은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by 해피의서재 2021. 1. 24. 19:03

케이팝 인사이트 : 콘텐츠 대전환 시대 / 박선민 / 북코리아 / 2020

콘텐츠 상품으로서의 K-팝과 그를 소비하는 대중사회 간 상호작용에 대해 학술적 시선으로 고찰한 도서로, 대중서보다 논문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명되고 사용되어 온 미디어 매체의 성격과 대중의 문화 소비 성향에 맞춰 대중음악의 작법과 제작 공정 역시 변화해 왔음을 여러 현장 사례와 선행 연구자료를 제시하며 서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로 대표되는 짧고 빠른 정보 수명과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행동력, 활발한 쌍방향 소통 문화와 가벼운 재미와 유희를 추구하는 성격이 현재의 K-팝을 만들었고 그 소비 규모와 영향력을 키웠다”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주 요지라 하겠다.

by 해피의서재 2021. 1.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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